



본 사건의 의뢰인은 다수의 임직원이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교육 서비스 기업입니다.
어느 날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가 의뢰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사용자 약관에 포함된 감사권 조항을 근거로 제3의 독립 감사기관을 통한 라이선스 사용 실태조사(감사)를 요구하였습니다.
내용증명에는 담당자 지정, 라이선스 등록, 데이터 수집 절차, 현장 방문 실사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정한 절차와 일정이 단계별로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실태조사에 그대로 응하면 광범위한 내부 자료와 사용 현황이 노출되고, 라이선스 부족분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책임 추궁과 비용 청구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회신을 거부하면 약관 위반을 이유로 분쟁이 격화될 수 있어, 어느 쪽이든 부담이 큰 국면이었습니다.

본 변호사는 실태조사 요구에 응할지 말지를 따지기에 앞서, 요구의 근거인 약관 조항 자체의 효력부터 검토하였습니다.
◆ 첫째, 감사권 조항이 약관규제법의 통제 대상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상대방이 내세운 감사권 조항은 글로벌 업체가 다수의 사용자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마련한 사용자 약관의 일부입니다.
본 변호사는 이러한 약관이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호의 약관에 해당하므로, 해외 업체의 약관이라 하더라도 그 효력은 우리 약관규제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검토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 둘째, 약관의 작성·설명의무 위반 소지를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약관규제법 제3조는 사업자의 약관 작성 및 설명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약관이 게시된 웹페이지에는 약관의 최근 발행일만 기재되어 있을 뿐, 개정 내역이나 감사권 조항이 언제 도입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재가 전혀 없었습니다.
본 변호사는 이러한 게시 방식으로는 사용자가 자신이 동의한 약관에 감사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는지, 그 조항의 효력이 자신에게 미치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포함한 약관규제법 위반 사유를 항목별로 정리하였습니다.
◆ 셋째, 검토 결과를 토대로 상대방에게 보낼 공식 회신 공문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공문안은 상대방의 요구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뒤, 약관 해당성과 위반 사유를 순서대로 제시하여 일방적으로 통보된 절차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구조로 설계하였습니다.
감정적 거부가 아니라 법적 근거에 대한 의문 제기 형식을 취하여, 분쟁을 격화시키지 않으면서도 협의의 여지를 남기는 수위로 문안을 조율하였습니다.

본 변호사는 약관규제법 위반 사유를 항목별로 정리한 회신 공문안을 완성하여 의뢰인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상대방이 정한 절차와 일정에 그대로 끌려가는 대신, 감사 요구의 법적 근거부터 다툴 수 있는 대응 논리와 공식 회신 수단을 확보하였습니다.
일방적 요구에 침묵하거나 무조건 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논거로 회신할 수 있게 되어, 조사의 범위와 방식을 두고 협상할 수 있는 대등한 구도의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의 라이선스 실태조사 요구는 약관의 감사권 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그 약관 역시 약관규제법의 통제를 받습니다.
요구받은 기업이 절차에 곧바로 응하기 전에 근거 조항의 효력을 먼저 검토하면, 협상의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약관의 게시·설명 방식, 조항의 도입 시점과 같은 형식적 측면은 실무에서 자주 간과되지만 유효한 다툼의 지점이 됩니다.
아울러 회신의 내용 못지않게 회신의 수위도 중요합니다.
전면 거부는 분쟁을 앞당기고, 무조건 수용은 협상력을 잃게 하므로, 법적 근거를 다투면서 협의 여지를 남기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감사나 실태조사 요구를 받으셨다면, 응답 기한에 쫓겨 회신하기 전에 요구의 법적 근거부터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