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사건의 의뢰인은 다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온라인 유통 사업자입니다.
한 특허권자는 상품의 할인율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가격 결정 기술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의뢰인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가격 결정 시스템으로 자신의 특허를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뢰인을 상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심판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의뢰인의 가격 결정 방식이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뒤이어 제기될 수 있는 침해금지나 손해배상 청구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사업의 핵심인 가격 결정 방식이 정면으로 문제 된 국면이었습니다.

본 변호사는 의뢰인을 피청구인으로 대리하여, 의뢰인이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정면으로 다투었습니다.
◆ 첫째,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본질에 주목하였습니다.
특허권자가 청구하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상대방이 확인대상발명을 실제로 실시하고 있을 때에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고, 그 실시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청구인에게 있습니다.
본 변호사는 상대방이 실시하지도 않는 발명을 대상으로 한 심판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2후2419 판결의 법리를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 둘째, 의뢰인이 확인대상발명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였습니다.
확인대상발명은 컴퓨팅 장치가 최적 가격 결정 모델을 이용해 할인율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방법인 반면, 의뢰인은 상품기획 담당 직원들의 직접적인 판단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본 변호사는 심판청구서가 의뢰인에게 송달되기 전부터 의뢰인이 판매 행사별로 가격 결정 기준과 예외 조건을 정하여 사내에 공지해 온 자료를 제출하여, 가격이 사람의 의사결정으로 정해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였습니다.
나아가 의뢰인이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도구는 수요 예측을 위한 것일 뿐 가격 결정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였습니다.
◆ 셋째,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가 실시 사실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상대방은 의뢰인 임직원의 언론 인터뷰 기사들을 증거로 내세웠으나, 본 변호사는 그 내용이 수요 예측 시스템을 소개하는 홍보성 언급일 뿐 가격을 자동으로 결정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 비교표 역시 의뢰인이 가중치를 적용한 최적 가격 결정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하였습니다.

심판부는 본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이 확인대상발명을 실시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심판부는 상대방이 제출한 언론 기사와 가격 비교표만으로는 의뢰인이 컴퓨팅 장치로 가격을 결정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의뢰인이 직원들의 의사결정으로 가격을 정한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가 확인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심판부는 청구인이 실시 사실에 관한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이 심판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각하하였고, 심판비용도 상대방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의뢰인은 사업의 핵심인 가격 결정 방식을 둘러싼 분쟁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이라고 하여 곧바로 침해 여부의 본안 다툼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권자가 청구하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상대방이 그 발명을 실제로 실시하고 있는지가 먼저 문제 되며, 실시 사실의 입증책임은 어디까지나 청구인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비침해를 본격적으로 다투기에 앞서 실시 사실 자체의 부존재를 들어 확인의 이익이 없음을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실제 업무 처리 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는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의 당사자가 되셨다면, 초기부터 전문가와 함께 실시 사실과 권리범위에 관한 방어 논리를 세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