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건은 2015년 1월 1일 담뱃값 인상(담배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담배 제조사(원고)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여 2014년 말에 담배를 반출한 것처럼 꾸민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원고는 2014년 9월부터 연말까지 담배를 제조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기거나, 전산상으로만 '납세재고'로 변경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고는 인상 전의 낮은 세율(2014년 기준)을 적용받아 담배소비세 등을 신고·납부했습니다.
과세관청(피고)은 이러한 행위를 조세회피를 위한 '가장 행위'로 보고, 인상된 세율(2015년 기준)을 적용하여 담배소비세 및 가산세 등 총 1,200억 원 상당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은 ① '제조장에서의 반출' 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가와 ② 원고의 행위가 부당무신고가산세(40%) 부과 대상인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가였습니다.
실질적 반출의 부재 입증 : 원고는 '임시창고'로의 이동이 정상적인 물류 활동이라고 주장했으나, 피고 측은 해당 창고가 비닐 재포장 시설도 없는 등 통상적인 물류센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즉, 이는 담뱃세 인상 차액을 노리고 급조된 장소에 불과하여 실질적인 '반출'로 볼 수 없음을 주장했습니다.
전산상 '허위 반출' 지적 : 원고가 물건의 실제 이동 없이 전산 입력(관리코드 변경)만으로 '미납세반출'을 '납세반출'로 둔갑시킨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유효한 반출이 아니며, 실제 물류센터에서 출고된 2015년 시점을 납세 의무 성립 시기로 보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적극적 조세회피 의도 강조 : 원고 내부 문건(이메일, 보고서) 등을 근거로, 원고가 담뱃세 인상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납세재고 축적 계획'을 수립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신고 누락이 아닌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중가산세 부과가 정당함을 주장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은 피고(과세관청)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피고 승소)했습니다.
임시창고 반출의 효력 부인: 법원은 임시창고로 옮긴 행위는 통상적인 거래 형태에서 벗어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므로, 이를 제조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물류센터에서 반출된 시점인 2015년 이후의 개정 세율이 적용됩니다.
전산 입력의 효력 부인 : 전산상 코드 변경만으로는 반출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실제 반출이 이루어진 2015년 1월 1일 이후에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가산세 부과의 적법성 인정 : 원고의 행위는 단순한 허위 신고를 넘어, 조세의 부과 징수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40%의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그 실질이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비정상적인 거래라면 과세 대상이 된다(실질과세의 원칙)는 점을 재확인해 주었습니다. 특히 세율 인상 시기에 편법을 통해 재고를 축적하고 차익을 얻으려는 기업의 행위에 대해 법원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조세범처벌법상 형사 처벌(불기소 처분)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법상 가산세 부과 요건인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는 독자적으로 판단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향후 유사한 형태의 조세 회피 시도에 대해 과세관청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될 것입니다.

